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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건강하게 하는 정보/마음 건강
감정은 억제하는 게 아니라 ‘돌보는 것’ – (감정 이해, 억제의 한계, 수용의 힘, 실천법 안내)
by inforhouse 2025. 4. 16.

내감정을 사람화 시켜 위로해주는 그림

“왜 이렇게 감정에 휘둘릴까?”, “나는 왜 이렇게 쉽게 지칠까?”
우리는 일상에서 감정을 통제하고 억제하려는 훈련은 많이 받아왔지만,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은 거의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감정은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존재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정이라는 복잡한 심리 메커니즘을 억제와 회피가 아닌 ‘돌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심리학적으로 이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까지 실천적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핵심 키워드: 감정조절, 감정수용, 자기치유

 


1.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다

감정은 ‘참는 것’도 아니고 ‘버려야 할 것’도 아닙니다. 감정은 지금의 나를 말해주는 언어이자, 내면에서 보내는 일종의 신호입니다. 감정을 통제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짜증이라는 감정은 ‘지금 뭔가 내 기대와 현실이 충돌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슬픔은 ‘나는 지금 놓아야 할 무언가가 있어’라고 말하고 있죠. 이런 식으로 감정을 **심리적 알림음(alert)**으로 해석하면, 우리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Paul Ekman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7가지 기본 감정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쁨, 슬픔, 분노, 공포, 놀람, 혐오, 경멸.
이 모든 감정은 생존과 적응, 그리고 인간관계를 위해 진화해온 정서 시스템입니다.

“감정은 행동을 유도하는 내면의 에너지이며, 억제될 것이 아니라 해석되어야 한다.”
– Paul Ekman, Emotions Revealed (2003)

감정을 적으로 보는 대신, 대화 가능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감정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됩니다.


2. 감정을 억제할수록 심리는 더 큰 피로에 빠진다

“화나지 마”, “슬퍼하면 안 돼”라는 말은 겉보기엔 건강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억누르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이런 억제는 감정 그 자체보다 훨씬 더 큰 심리적 소모를 불러옵니다.

심리학자 Daniel Wegner는 억제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반작용 효과(rebound effect)**로 돌아온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할수록 오히려 그 생각에 사로잡히는 경험이 바로 그것입니다.

“감정을 억제하려 할수록, 감정은 더 큰 힘으로 돌아온다. 억제는 회피가 아니라 내면의 폭발을 부른다.”
– Daniel Wegner, The Paradoxical Effects of Thought Suppression (1994)

억제는 일시적 통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감정을 회복하거나 해소하는 데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억제는 몸과 뇌에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시간이 지나면 우울감, 수면장애,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분노를 억누르는 사람일수록, 작은 자극에도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억제의 결과가 결코 ‘평온’이 아닌 ‘축적된 피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3. 감정 수용은 무기력이 아니라 회복의 출발이다

감정을 수용한다고 하면, 감정에 지배당하거나, 무기력하게 감정에 휩쓸리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적으로 감정 수용은 오히려 자아를 강화하는 치유의 시작입니다.

‘감정 수용’은 내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판단 없이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이는 마치, 내 마음 안에 손전등을 비춰주는 것과 같습니다. 어둠 속 감정을 있는 그대로 비추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는 태도는 자기이해와 자기치유의 핵심입니다.

심리학자 Kristin Neff는 이를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의 시작이라 설명합니다.

“감정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해받아야 할 존재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 Kristin Neff, Self-Compassion (2011)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흐르게 할 수 있으며, 그것을 통과한 뒤 자연스럽게 감정의 방향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집니다. 이것이 곧 진정한 감정조절의 능력입니다.


4. 감정을 돌보는 4단계 실천법 – 감정 다이어리부터 감정 명상까지

감정을 수용하고 돌보는 연습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래는 심리상담과 인지치료(CBT)에서도 널리 쓰이는 4단계 실천법입니다:

1. 감정 알아차리기

하루 중 느낀 감정을 단어로 구체화하세요. ‘그냥 짜증났어’ 대신, ‘나는 무시당한 느낌이 들어서 서운했어’라고 말해보는 연습입니다.
이 연습은 감정과 생각을 분리해보고, 감정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2. 감정 다이어리 쓰기

오늘의 감정을 짧게 기록하는 습관은 감정이 머릿속을 떠도는 혼란한 상태에서 종이 위로 내려앉게 만듭니다.
'무엇을 느꼈는가, 그 감정이 생긴 배경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중심으로 써보세요. 정리된 언어는 내면을 명확하게 합니다.

3. 감정과의 거리 두기

“나는 화났다”보다 “나는 지금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표현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 감정을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나를 세워줍니다.
이러한 거리감은 곧 감정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4. 감정 명상과 호흡

마지막으로,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 감정을 안고 조용히 호흡하는 연습입니다. 명상 중 “괜찮아, 네 감정은 소중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합니다.
실제로 감정 명상은 뇌의 편도체 반응을 낮추고,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가 다수 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그 곁에 머물러 보라.
그 감정은 사라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해받기 위해 왔으니까.”
– Tara Brach, Radical Acceptance (2003)


마무리 요약 디스크립션

 

감정은 억제나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받고 돌봄 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감정을 억제할수록 심리는 피로해지고, 감정과의 관계는 왜곡됩니다.
반면 감정을 수용하고 이름 붙이며, 그 감정의 곁에 머물러주는 연습은 자기이해와 자존감을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오늘 하루, 감정을 참으려 하지 말고,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새로운 언어가 시작될 것입니다.